나의 삶에 남긴 손가락 오지(五指)의 오길

나의 오지가 알려주는 다섯 가지 삶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떠 밤에 잠들 때까지 끊임없이 손을 움직입

니다.

하지만 그 끝에 매달린 다섯 개의 손가락이 우리 삶에서 어떤 존재

였는지를 깊이 들여다보는 이는 드뭅니다.

태어나는 순간 세상과 처음 맞닿았던 그 부드러운 살결에서부터,

세월의 풍파를 견디며 굳은살이박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의 손가

락 오지(五指)가 내 삶에 부여했던 다섯 가지 심오한 본질을 가만

히 짚어봅니다.

나의 영원한 동반자, 삶의 모든 순간을 함께 걷다

손가락 오지는 내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단 한 번도 내 곁을 떠나

지 않은 가장 성실한 영원한 동반자였습니다.

내가 기뻐서 두 손을 맞잡고 환호할 때도, 슬픔에 겨워 홀로 눈물

을 훔칠 때도 손가락들은 묵묵히내 몸의 일부로서 함께 존재했습니

다.

세상의 수많은 인연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

지만, 나의 다섯 손가락만큼은 언제나 변함이 없었습니다.

뜨거운 열정으로 무언가를 쥐었을 때의 온기를 기억하고, 실패의

문턱에서 힘없이풀려버리던 그 낙심의 순간마저도 고스란히 나누어

가졌습니다.

이들은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미래까지 묵묵히 동행할

인생의 가장 정직한 동반자입니다.

나의 영원한 멘토, 감각으로 세상을 가르치다

손가락은 눈으로 보지 못하는 세상의 이면을 만지게 함으로써 나를

끊임없이 교육한 영원한 멘토였습니다.

부드러운 실크의 감촉 속에서 다정함을 가르치고, 거칠고 차가운

돌벽의 촉감 속에서 세상의냉혹함과 단단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

다.

스마트폰의 차가운 유리를 터치하는 순간에도, 누군가의 따스한 손

을 잡는 순간에도 손가락 끝의 수많은 신경은 내 뇌에 쉴 새 없이

삶의 지혜를 전달합니다.

“너무 뜨거운 것은 조심하라”는 본능적인 경고부터, “상처받은 이

를 어루만져라”라는 심상적인 가르침까지, 손가락 오지는 말이 없

는 침묵 속에서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해 준 가장 훌륭한 스승이었습

니다.

나의 영원한 기둥, 삶의 무게를 지탱하는 굳건함

우리가 거친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붙잡고 일어설 기

둥이 필요합니다.

나의 다섯 손가락은 내가 휘청일 때마다 세상의 문손잡이를, 책상

을, 혹은 벽을 짚으며 나를 일으켜 세워준 영원한 기둥이었습니다.

삶의 무게가 무거워 쓰러지고 싶을 때, 우리는 주먹을 꽉 쥡니다.

그 주먹을 이루는 다섯 개의 기둥이 서로를 단단하게 지탱하기에

우리는 다시금 용기를 내어 세상과 맞설 수 있습니다.

펜을 쥐고 인생의 답을써 내려갈 때도, 무거운 가방을 들고 오늘

하루의 책임감을 짊어질 때도 오지는 묵묵히 부러지지 않는 삶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생각해보기: 당신의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세요. 그 손가락 마디마

디에 새겨진 미세한 주름들은 당신이

동안 삶이라는 무게를 버텨내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세상을 붙잡

아왔는지를 증명하는 훈장과도같습니다.

나의 영원한 삶, 흔적을 남기는 창조의 역사

손가락 오지는 그 자체로 나의 영원한 삶이자 역사입니다.

인간은 손을 통해 생각과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냅니다.

내가 써 내려간 글, 내가 만든 음식, 내가 만졌던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 등 내 삶의 모든 흔적은오직 이 다섯 손가락을 거쳐 세상에

투영되었습니다.

손가락이 움직이는 궤적은 곧 내가 살아온 시간의 궤적과 일치합니

다.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사소한 행위부터 인생의 중대한 계약서

에 서명을 하는 순간까지, 내 삶의 굵직한 사건들은 언제나 손가락

끝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결국 손가락 오지는 내 영혼의 명령을 받아 삶이라는 거대한 도화

지에 그림을 그려온 집행자이자 삶 그 자체였습니다.

나의 영원한 건강을 지켜주는 또 다른 나

마지막으로 오지는 나의 영원한 건강과 생명을 수호하며 밤낮으로

나를 지켜주었던 ‘또 다른 나’였습니다.

외부의 위험이 닥쳤을 때 가장 먼저 앞으로 뻗어 몸을 보호하는 것

도 손이었고, 몸의 아픈 부위를 어루만지며 통증을 달래주던 것도

나의 손가락이었습니다.

의학적으로도 손은 ‘제2의 뇌’이자 온몸의 혈자리가 모여 있는 건

강의 축소판이라고 불립니다.

매일 수천 번씩 굽혀지고 펴지며 내몸의 순환을 돕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약을 바르고 체온을 나누던 손가락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건강한 나 또한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나의 안녕을 도모해 온 가장

이타적인 나 자신 이었습니다.

길고도 짧은 인생의 여정 속에서 우리는 참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또 찾아 헤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가만히 두 손을 모아보면,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동반자도, 멘토도, 기둥도, 그리고 고귀

한 삶과 건강도 이미 내 손끝에 모두 쥐어져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

다.

오늘 밤에는 거칠어진 나의 다섯 손가락을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그동안 나의 세계를 지탱하느라 참으로 고생 많았다고 깊은 감사의

인사를 건네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의 손가락은 지금 어찌하여 변형이 되어있는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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